2026년 9월 28일 | COAVA Markets 시장 분석
추석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28일 국내 증시는 지수만 보면 상당히 거칠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0% 하락한 6,889.74로 마감하며 7,000선을 다시 내줬다. 반면 코스닥은 0.25% 오른 846.58로 마감했다.
같은 한국 주식시장이었지만 내부에서는 전혀 다른 장이 펼쳐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 이상 하락하며 코스피를 끌어내린 반면, 코스닥에서는 HLB를 중심으로 바이오·의료AI 종목에 자금이 집중됐다.
특히 이날 시장은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기업의 가치가 하루 사이 크게 달라진 것인가, 아니면 자금이 움직이는 속도가 기업가치의 변화보다 훨씬 빨라진 것인가. 마침 금융당국도 이날 초단타·고빈도 알고리즘 매매가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문제에 대한 추가 규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코스피 -2.70%, 코스닥 +0.25%…시장은 완전히 갈렸다
| 구분 | 종가 | 등락률 |
|---|---|---|
| 코스피 | 6,889.74 | -2.70% |
| 코스닥 | 846.58 | +0.25% |
| 원·달러 환율 | 1,365.1원 | +7.6원 |
| 삼성전자 | – | -5.43% |
| SK하이닉스 | – | -5.05% |
연휴 기간 상승한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국내 시장에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가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약 3조2,600억 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1조 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그런데 대형주에서 빠져나온 시장의 관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코스닥에서는 제약·바이오와 의료AI를 중심으로 강한 개별 종목 장세가 형성됐다. 지수는 약했지만 자금은 사라지기보다 빠르게 이동했다는 점이 이날 시장의 특징이다.
19% 이상 급등주…바이오·의료AI가 중심에 섰다
이날 19% 이상 상승한 종목은 다수였지만, 단순한 상승률보다 향후 사업을 설명할 수 있는 재료가 확인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종목 | 등락률 | 주요 사업·재료 |
|---|---|---|
| HLB | +29.95% | 담관암 치료제 FDA 승인 |
| HLB이노베이션 | 약 +30% | HLB그룹 바이오 사업 기대 |
| 한국비엔씨 | +29.98% |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
| 쓰리빌리언 | +25.52% | 희귀질환 유전체 분석·신약개발 |
| 뷰노 | +22.44% | 의료AI 해외 사업 확대 |
| 레메디 | +22.02% | 초소형 X선·우주 의료기기 |
| 지니너스 | +21%대 | 유전체·정밀의료 |
HLB, 기대가 아니라 FDA 허가라는 단계로 이동
이날 바이오 장세의 중심은 HLB그룹이었다.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의 담관암 표적항암제 리픽투가 미국 FDA 품목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이 그룹주 전체로 확산됐다.
바이오 기업의 가치가 임상시험 → 허가 신청 → 규제기관 승인 → 상업화의 순서로 변화한다고 보면 이번 재료는 단순한 임상 기대와 성격이 다르다.
이제 시장이 확인해야 할 단계도 달라진다. 허가 가능성보다 미국 시장에서 처방이 얼마나 빠르게 확대되는지, 판매망 구축과 약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실제 매출이 어느 속도로 발생하는지가 기업가치 판단의 새로운 기준이 된다.
의료AI의 두 갈래…진단과 실제 의료현장 적용
쓰리빌리언·뷰노·지니너스의 강세는 의료AI와 정밀의료에 대한 관심이 다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세 기업의 사업 구조는 서로 다르다. 쓰리빌리언은 희귀질환 유전체 진단, 뷰노는 의료영상과 생체신호 기반 AI, 지니너스는 유전체 분석과 정밀의료가 주요 영역이다.
이 분야에서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변화는 AI의 정확도 경쟁에서 실제 의료기관의 사용으로 평가 기준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병원 도입 수, 해외 인허가, 보험수가 적용 여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소프트웨어 매출이 사업의 지속성을 결정하게 된다.
특히 뷰노의 중국 사업과 쓰리빌리언의 희귀질환 데이터 사업은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의료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를 관찰할 수 있는 사례다.
레메디, 의료기기에서 우주산업으로 확장되는 X선 기술
레메디는 초소형 X선 발생장치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최근 Xcam6가 NASA 우주 임무 장비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부각되면서 22% 이상 상승했다.
이 기업의 장기적인 관찰 포인트는 ‘스페이스X 관련주’라는 이름 자체가 아니다. 핵심은 소형·경량 X선 기술이 기존 의료기기를 넘어 이동형 의료장비와 우주 환경 등 새로운 사용처로 확장될 수 있는가에 있다.
기술의 적용 영역이 넓어질 경우 시장 자체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연구·시험 단계의 적용과 반복적인 상업 매출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주가가 기업보다 빨라졌다…초단타 거래의 두 얼굴
최근 국내 증시에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변화는 거래 속도다. 사람이 기업의 공시를 읽고 주문을 내는 시간보다 알고리즘이 시장 가격에 반응하는 시간이 훨씬 짧아졌다.
고빈도매매(HFT)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매우 짧은 시간 동안 대량의 주문·정정·취소를 반복하는 방식이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한국거래소에 등록된 HFT 계좌는 2,266개, 거래대금은 약 3,927조 원으로 전체 거래대금의 약 58%에 달했다.
| 고빈도매매 지표 | 규모 |
|---|---|
| 등록 HFT 계좌 | 2,266개 |
| HFT 거래대금 | 약 3,927조 원 |
| 전체 거래대금 비중 | 약 58% |
거래대금이 크다는 사실만으로 고빈도매매를 시장 급락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정상적인 알고리즘 거래는 매수·매도 호가를 공급해 유동성을 높이고 가격 차이를 줄이는 기능도 한다.
문제는 시장이 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다. 비슷한 조건으로 설계된 알고리즘이 동시에 매도하거나 레버리지 상품의 자동매매가 겹치면 짧은 시간에 주문이 한쪽으로 집중될 수 있다. 기업의 가치 변화보다 가격 변화의 속도가 훨씬 빨라지는 구간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도 초단타 규율 검토…무엇이 달라질까
금융위원회는 28일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고빈도매매에 대해 추가적인 규율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도 고속 알고리즘 거래자는 한국거래소에 사전 등록하고 식별번호를 통해 주문을 관리받는다. 앞으로는 이러한 등록과 모니터링을 넘어 과도한 주문·취소 등 시장 안정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는 거래에 대한 관리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레버리지 투자상품과 신용융자·미수거래에 대한 위험관리 강화도 함께 추진된다. 다만 구체적인 HFT 규제 방식과 시행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개인투자자가 초단타 장세에서 확인할 것은 속도가 아니다
개인투자자가 초단타 알고리즘과 주문 속도로 경쟁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장중 몇 초의 가격 변화보다 거래대금이 어떤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접근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특히 상한가나 20~30% 급등 종목에서는 ‘왜 올랐는가’와 ‘그 재료가 기업의 사업을 얼마나 변화시키는가’를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FDA 허가처럼 사업 단계 자체가 달라진 사건과 단순한 테마 편입, 경영권 기대, 수급에 따른 급등은 같은 30% 상승이라도 의미가 다르다.
9월 28일 시장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코스피에서는 반도체 대형주가 5% 이상 하락했고, 같은 시간 코스닥에서는 FDA 승인과 의료AI를 중심으로 상한가가 속출했다.
앞으로 국내 증시의 중요한 과제는 거래를 느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빠른 거래가 가격 발견과 유동성 공급이라는 본래 기능을 수행하면서 시장 변동성을 불필요하게 증폭시키지 않도록 제도를 정교하게 만드는 데 있다.
투자자 역시 급등 종목의 속도를 따라가는 것보다 그 가격 뒤에 있는 사업의 변화를 구분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자료: 한국거래소 시장자료 및 금융위원회 2026년 9월 28일 자본시장 정책 발표.
본 기사는 시장 및 기업 분석을 위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